[성경과 신학 정보 나눔] 장학생 선발을 위해 제출하는 설교문 심사의 방향성

0. 이 글은 이우윤 목사님께서 올리신 [2021-2 안상호 재활의학과 장학생 우수설교 3選]에 대해 피드백을 달라는 요청에 따른 것인데, 각 편의 각 문단을 축조적으로 말씀드리기보다 좀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해 드리고 싶습니다. 즉 선정 위원들이 미리 정하여 공고한 기준들 외에 저의 개인적인 가점/감점 요소들을 같이 말씀 드리려는 것입니다.

1. 듣는 미디어가 아니라 읽는 미디어로 설교를 접해야 했기에 비문, 오자를 비롯한 틀린 맞춤법, 잘못된 접속사 사용과 뜬금없는 비약 등은 꽤 인상적인 감점 요소가 됩니다. 특히 설교문의 앞부분에서 강력한 비문을 만나면 갑자기 강력히 읽기 싫어집니다(그래도 꾹 참고 다 읽었습니다 ㅎㅎ). '들려주는 설교'가 아니라 '제출하는 설교문'이기 때문에 발생한 부작용(?)이라고 해야 겠지요?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좀 '잘' 쓸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설교문뿐 아니라 리포트나 논문 등은 발화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내어 드린 숙제 중 하나가 '강의를 반영하여 설교하기'였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자세히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강의는 귀 기울여 듣지도 않고 한국 교회에 회자되는 다니엘 설교나 이야기 등을 통해 습득한 선지식(?)으로 작성한 것인지, 대충 한 두 강의만을 듣고 한 두 마디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어서 겨우 언급한 정도인지, 강의 전체를 잘 숙지/이해하고 그것을 녹여 낸 것인지를 살폈습니다. 강의의 설명과 주장에 동의하는 것과 동의하지 않는 것은 감점/가점 요인이 아닙니다.

3. 각 문장/문단의 흐름뿐 아니라 설교문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열거로 된 연결이든, 연결이 점층적이든, 열거하고 난 뒤에 반증이나 반전이나 재강조를 하는 방법이든, 다 좋습니다. 다만 열거는 단순한 나열이 아니어야 하고 결론은 앞의 내용과는 관련없는 비약으로 내닫지 않아야 합니다. 설교문 전체가 하나의 구조물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4. 그러나, 글 자체의 구조가 중요하지만, 논지의 구조는 더욱 중요합니다. 문체나 구성이 좋아도 글 내용이 부실하면 아주 나쁜 글이 됩니다. 논지의 근거와 그 서술 구조와 그 진행은 글의 핵심입니다. 다니엘서와 관련하여 숙제를 냈으니, 제출하신 설교문은 무엇보다 다니엘서의 구조와 목적과 강조와 논리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것이 설교문에 적절한 진행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설교문에 잘 반영할 만큼 토바의 다니엘서 강의를 잘 이해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의 도움을 받아서 결국은 다니엘서를 잘 이해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5. 다니엘서 설교가 신약의 교회에 어떻게 설교되는가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5.1 이견이 있겠지만(특히 구약을 전공하시는 분들이 그렇겠습니다), 모든 설교의 중심에는 어떤 모양으로든 기독론이 있어야 합니다. '주'와 '그리스도'가 되신 예수께서 하신/하실 일(들)이 다니엘서 설교에서 어떻게 설교되느냐 하는 것은 기독교 설교의 치명적인 지점입니다. 이 부분을 빠뜨린 채로 일반적인 신앙 생활 적용으로 바로 건너 오는 것은 중대한 감점 요인입니다.

  5.2 설교가 개인적 적용을 요청하는지 아니면 교회론적으로 적용되는지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다니엘과 다니엘서와 구약과 신약이, 그리고 교회의 머리이신 주 예수께서, 각 개인에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구약의 교회와 신약의 교회를 향해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에, 설교는 당연히 일차적으로 공동체(개인이 아니라 성도)를 위한 것이어야 했습니다. 제출하신 설교문에서 청자가 교회론적-공동체적 대상이 아님이 분명했을 때 가산점을 드리기 어려웠습니다.

6. 이번 선발을 위해서는 2번과 4번과 5번이 가장 중요했지만 설교를 위해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5번이라고 말씀 드립니다. 더 드릴 말씀이 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룹니다. 별 두서가 없고 너무 소략하여 미안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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